어려운 결심
총선 D-2

결국 사회당은 진보신당과의 연대를 실패하였다. 당원들은 예정된 수순마냥 우르르 빠져나갔고, 남은 사람들은 혼란스럽다. 지도부의 무능을 이야기한다. 패배가 뻔할 거라는, 자조 섞인 비아냥이 그치질 않는다. 하늘이 어두운 것만큼, 당의 미래도 어둡다.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진보 신당의 지지자들과, 혹은 민주 노동당의 지지자들과. 끝없이 고민해야 했다. 탈당을 놓고서, 혹은 당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왜 그런 소수 정당을 지지하냐고, 뻔한 결과를 알면서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냐고 따끔한 질책을 듣기도 했다. 과연 대안은 무엇일지, 무엇을 위해서 지금 나는 달리고 있는 건지, 묻고 또 물으며 거칠게 하루 하루를 넘겨야 했다.

그러나 나는 포기하지 않을련다. 초록 좌파. 사회당과 풀뿌리 초록정치연대를 바라보며, 아직 남겨진 일말의 희망을, 이번 총선에 모두 다 걸어보기로 하였다. 설령 무너져 내리고 있다 하여도, 나의 결심을 굳힌 당, 오래 오래 사랑하다 이제서야 내 힘으로 일어서 품어보리라 결심한 그 둥지를 나는 버릴 수가 없었다. 아니, 버리지 못하였다.

대한민국의 진보가 위기라고들 한다. 이대로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진보가 과연 대안이 될 수 있겠냐고, 현실적으로 좌파는 힘이 없는데 그들에게 힘을 몰아 줘봤자 당최 무엇을 얻을 수 있느냐고, 짖어대는 개들이 한 마리, 두 마리씩 점점 늘어만 간다. 이런 개새끼들의 멍청한 울부짖음을 무기로, 조선왕조 500 년, 대한민국 53 년 사(史)에 걸쳐 꾸준히 그 명맥을 이어오신 수구 꼴통 한나라당 께서는 이번 총선에서도 어김없이 '대세'로 군림하사, 본좌의 자리를 약 150 석이나 확보하실 전망이라고 한다.

세상이 미친 게다. 아직도 국민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였다. 그러나 사람을 원망할 때가 아니다. 그들을 그렇게 몰아 넣은 사회를 원망하고 바꿔 나가야지. 잠시나마 혼란 속에 휘둘려, 당을 등지고,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뿌리를 흔들리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질 따름이다. 이렇게나 현실이 암울한데, 연대하기는 커녕 겪어보지도 않은 일들을 두려워 한다면, 도대체 어디에서 답이 나올 수 있겠는가. 힘든 시절일수록 움트는 진보의 싹은 미약하게나마 지속되어야 한다. 그것이 어떤 방식이든, 어떤 당을 통하여 이루어지든, 우리는 언젠가 다시 만나야만 한다. 지금은 그저 시기가 좋지 않은 것이다. 잠시동안 그릇이 다를 뿐이다.

최후의 한 표를 수호하기 위하여,

제 18 대 국회의원선거 의왕시과천시선거구 진보신당 기호 6 번 김형탁 후보 지지
비례대표제 정당 기호 15 번 한국 사회당 지지.


오늘에서야 정식으로 선언한다. 내 가슴에 손을 얹고서.
늦은 만큼 더 열심히 뛰어야지. 누가 뭐래도, 내 정당을 사랑하는 한 사람의 당원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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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반새 | 2008/04/07 00:52 | 실천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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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고마 at 2008/04/07 10:10
떳떳한 선언이고 그래서 보기 좋습니다.
당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세휘 라는 이름으로 입당의 글이 올라 왔었죠. 저도 놀랐고 아마 많은 사람들이 놀랐을 것입니다. 당이 외부에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그리 아름답지 않았으니까요.
건강하세요!
Commented by 호반새 at 2008/04/07 13:46
감사합니다. 부디 당이 이 혼란을 잘 극복하고 제대로 된 진보 세력으로 거듭났으면 싶습니다. 고마 님도 건강하세요!
Commented by 퍼플리안 at 2008/04/08 16:56
오년차(어익후. 벌써 대학에 입학한지 그렇게 되었군요) 당원인 저 역시 아마도 사회당에 한표를 던지겠지만.
당원으로 하게 되는 마지막 투표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Commented by 호반새 at 2008/04/08 17:00
아마 저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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