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찌질한) 진실
글은 차갑고 냉정하게 쓰려고 노력해도 나 역시 사람인지라. 개인적으로는 집안의 원수인 홍정욱 후보가 노원 병 선거구에서 당선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눈물을 찔찔 흘렸다. TV를 부수고 싶은 심정이었거든.※ 우리 선거구에서는 김형탁 후보가 참패하였고, 또다시 안상수 후보가 4 선을 기록하며 원내 진출에 성공했다. 뭐라고 변명할 여지조차 없는, 안상수 후보의 압승이었다. 결과는 그야말로 좌절스러웠다.

선거 다음날 벌어진 목하 세미나에서도, 굉장히 침울한 분위기였다. 특히 노회찬 후보를 도와 노원구 레이드(!)까지 돌다가 온 소는 선거 개표 과정 지켜보면서 분한 마음에 새벽 6 시까지 술을 마셨다고 하더라. 나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특히나 사회당은 비례대표에서 전체 유권자의 0.2 % 밖에 표를 얻지 못하면서 존폐 위기에 놓일 처지가 되었다. 나에게 있어 사회당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것은, 하나의 둥지를 상실할 위험에 처한 것과 다름아닌 상황이 된다.

결국 세미나 끝나고 서른 즈음에로 이동해서 죽어라 레드락을 비우면서 신세 한탄이나 늘어 놓고 있었다. 그래도 화가 안 풀려서 금요일에도 술을 마셨다. 사실 금요일 술자리는 정치적인 담론과는 무관하게 개인적인 친목 도모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었지만. 거기서 나는 쓸쓸함을 느끼고 있었다. 왠지 모를 허무함도 같이.

…목하회 곁눈이랑 막쓰랑 휴즈랑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곁눈에게서는 내 지난 시절의 어두움을, 휴즈에게서는 예전의 내가 가지고 있었던 대책 없는 자신감과 열등감을 숨기려는 몸부림과도 같은 반작용들을, 막쓰에게서는 밝고 즐거운 행동들의 이면에 숨은 어두움을 발견하게되어 가슴이 아프다. 누구에게나 상처는 하나 둘 씩 있는가보다. 어떤 종류의 상처를, 얼마나 깊이 간직하고 있는가의 차이만이 존재할 뿐.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목하라는 공동체를 만들었다.

어디에 가든, 누구를 만나든…나의 답답함이나 근원적인 외로움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숨이 막힐 듯이 싸늘한 세상에서 그나마 편히 쉴 수 있는 공간과 사람들이 함께한다는 것은, 행운이고 축복이다.

문득,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지, 그것이 사랑이 된다면 얼마나 아플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마도 옛날 일들이 떠올랐기 때문인지, 씁슬해졌다. 하지만 그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 나 역시 인간관계가 서투른 사람이다.

※당선자 홍 모씨는 헤럴드 인수 당시 별다른 이유도 없이 20 년이 넘게 근무하신 우리 어머니를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해고하였고, 퇴직금 문제로 대립하면서 집안의 원수가 되었다. 홍 모씨는 헤럴드 인수 과정에서도 주가 조작 의혹 등에 시달렸고, 부채를 갚지 못해 헤럴드 사옥을 팔아 넘기고 사원들을 대거 해고하는 방식으로 기업 수지를 흑자로 돌려 놓았으면서 그러한 수익이 자신이 경영을 잘해서 벌어진 결과라고 우기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헤럴드 인수 과정과 사퇴를 지켜본 사람 입장에서는 그가 하는 행동들을 볼 때마다 어이가 없고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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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반새 | 2008/04/12 15:40 | 주절거림 | 트랙백 | 핑백(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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